마스터의 제자

[마스터의 기적] 19장. 임대업과 기적들

빛몸 2022. 12. 15. 16:38

그의 찡그린 미간과 노려보는 듯한 눈빛을 보니 지난번에 비해 기분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여전히 내 정체를 숨긴 채 그에게 주유비를 지불했다. 그는 내게 거스름돈을 건네주면서 내 눈을 쳐다보았다. 그의 표정에서 나에 대한 호기심이 느껴졌다. 순간, 내 마음속에는 그 역시 행복을 원하고 고통을 피하고 싶어 하는 의식 있는 존재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안녕하세요. 저는 새 임대인 피터에요.” 나는 약간 망설이면서 이야기를 꺼냈다. “이런, 진작 찾아오지 그랬어요.” 그가 밝은 표정으로 손을 내밀며 말했다. “나는 네드라고 해요. 여기 오는 데 왜 그렇게 오래 걸렸나요? 나는 당신과 만나고 싶었을 뿐인데 말이죠. 사실 월 500달러를 내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답니다. 이젠 임대료가 오를 때도 됐죠. 하지만 나는 변호사들을 상대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만약 당신이 변호사를 고용하는 대신 내게 직접 왔다면 나는 임대료를 바로 냈을 거예요.” 그는 뒷주머니에서 기름 묻은 수표장을 꺼낸 다음 밀린 요금을 포함한 1,500달러의 수표를 내게 건네주었다. 그는 자신이 당뇨병에 걸린데다, 일주일에 두 번씩 투석을 위해 레딩으로 운전해 가야 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리고 이런 고통이 그를 자주 우울하게 만든다고 했다.

 

내가 막 떠나려던 차에 그는 “하지만 이런 내 문제들이 당신이 여기에 들르는 데 방해가 되진 않을 거예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자주 들르세요!” 나는 이 상황이 법정에 가지 않고도 해결되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 하지만 나는 그가 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몰랐고, 그렇기에 고통으로 일그러진 그의 표정으로만 그를 판단했다는 사실이 좀 슬프기도 했다.

 

.....

 

이후로 오랫동안 내게는 변호사를 쓸 일이 생기지 않았다.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괜찮게 대접받기를 바랄 뿐임을 알게 되었다. 만일 서로 대화가 가능하다면, 즉 인내심을 가지고 상대의 관점에서 얘기를 들어줄 수 있다면 의견 대립은 보다 쉽게 해결될 수 있었다.

 

.....

 

나는 어떨 때는 'no'라고 단호히 말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이러한 단호한 대답이야말로 그들이 정말 듣고 싶어 했던 말 - 그들이 들어야 할 필요가 있는 말 - 이었음을 배웠다.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no'라고 말해야만 하는 상황 혹은 시험을 처음으로 맞이하게 됐다.

 

.....

 

마을 경찰이 그녀를 집에서 강제 퇴거시키기 바로 전날, '산타크루스 출신의 상냥한 여인' 앤젤리나는 집을 난장판으로 남겨둔 채 스스로 이사를 갔다. 집을 깨끗이 청소해서 다시 세를 줄 수 있는 상태로 만들기 까지는 꼬박 며칠이 걸렸다.

 

많은 이들이 나를 사악한 집주인으로 생각했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나는 내가 옳은 일을 한 게 맞는 건지 계속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었다. 내재하신 신성에 대해 명상할 때면 내가 내면에서 나오는, 보다 높은 지시를 따랐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를 집에서 강제로 내보내는 것이 정말 대사들이 원하는 일인가?' 하는 질문은 남아 있었다.

 

1년 후, 나는 거리에서 우연히 앤젤리나를 만났고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그녀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나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 “당신이 내게 어떤 일을 해주었는지 절대 모를 거예요!” 그녀는 내게 사랑과 감사를 전하며 외쳤다. “당신이 그 집에서 나를 쫓아낸 일은 이제껏 내게 일어난 일 중 최고의 행운이었어요. 당신 덕분에 나는 나한테 빌붙어 사는 게으름뱅이 남자친구를 쫓아낼 수 있었고, 산림청에 취직해서 생활지원금으로 연명하는 신세를 면할 수 있었어요. 내 생애 처음으로 나는 금전적으로 독립했어요. 대마초도 끊었고요. 심지어 술도 안 마셔요. 인생을 통틀어서 이렇게 기분이 좋은 때는 없었어요. 그러니 당신에게도 고맙다고 말해야겠어요. 정말 감사해요!”

 

.....

 

하지만 사실은 처음부터 'no'라고 말하는 것이 대부분의 경우 훨씬 나았을 것이고, 서로 에너지 낭비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들은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배울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나도 대사들과의 이 수련기간 동안 또 다른 의미에서의 책임감을 배우고 있던 셈이었다.


임대업자로서의 이 기간 동안 나는 기적을 행하는 방법을 배워야 했다. - 이는 I AM에 대한 가르침( I AM teachings)을 일상에서 실천하고 내 신적 자아가 행위하시도록 요청할 기회였다.

 

나는 모든 상황에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무한한 가능성이 잠재되어 있음을, 그 가능성은 실현되기를 매 순간 기다리고 있음을 보았다. - 하나님은 단순히 '영적인' 명상 속에만 남아 있는 수동적 의식이 아니라, 삶을 항상시키기 위해 불러올 수 있는 능동적인 원리이며, 이 능동적인 원리는 언제나 우리의 의식적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

 

.....

 

나는 절박한 심정으로 측정기의 3차원적 논리를 받아들이길 거부 했다. 그래서 보일러에 양손을 올리고 내 존재의 중심에서부터 소리 없는 요청을 했다. 전능하신 I AM 현존이시여, 나타나셔서 지금 바로 당신의 완벽한 권능으로 이 보일러를 고쳐주세요! 나는 나 자신을 대사로 심상화하면서 내 손에서 나온 빛의 광선들이 고장 난 부품에 쏟아지는 상상을 했다. “이제 뜨거운 물을 틀어보세요.” 나는 배관공에게 자신 있게 말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배관공과 세입자는 내가 미쳤다는 듯이 서로를 바라봤다. 하지만 미친 사람과 논쟁하느니 수도꼭지를 돌리는 게 쉽다고 생각한 듯 그들은 물을 들었다. 뜨거운 물이 싱크대로 쏟아지자 그들은 말문이 막혔다.

 

.....

 

이후 내가 펄에게 이 일에 대해 말해주자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내재하신 당신의 신적 현존에 의식을 돌리면 곧바로 한계 없는 응답이 돌아옵니다. 그리고 이 사실을 잊지 마세요! 기적을 행하는 신적 현존의 힘을 더 많이 받아들일수록 더 많은 것들을 이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그것을 당신 자신의 의식으로 불러내야 합니다. 오직 그럴 때만 이 기적들이 현실로 나타날 것입니다.”

 

.....

 

펄의 기적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던 그가 내게 물었다. “전능하신 I AM 현존께 도움을 요청해봤나요?” “아니요, 아직 그렇게 안 해봤네요.” 원래는 내가 다른 이들에게 신적 자아를 상기시키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나는 겸연쩍게 대답했다. 나는 곧바로 내 가슴 중심에 의식을 집중했다. 그리고 내 위에 계신 신적 현존이 모든 필요를 충족해주려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의식했다.

 

“전능하신 신적 현존이시여, 지금 나타나셔서 이 차의 시동을 켜 주세요.” 나는 무한한 권능에게 요청하며 자동차 키를 돌렸다. 그러자 엔진이 켜졌고, 나는 레너드를 향해 웃으며 그 법칙을 상기시켜 주어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비록 그는 물리적인 육체를 고치는 의사였지만, 나는 그를 통해 근원과의 접촉이 궁극적인 치유임을 알 수 있었다.

 

나는 차로 거리를 달리면서 그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신적 자아 의 무한한 도움을 상기시켜줘서 정말로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I AM 현존으로 향하기만 하면 우리의 모든 필요는 충족된다.

마스터의 제자 p239~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