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아이

부모님께 감사 인사를 하다 - 내면아이와의 대화 [6/8]

빛몸 2023. 3. 10. 20:26

[대화록 회고]

부모님에 대한 감정이 어떠신가요?

제 경우에는 복합적인 감정이 많이 듭니다.

감사하기도 하고, 사랑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밉고, 짜증날 때도 있습니다.

 

밉고 짜증나는 것에 대해서는 20대 때 표현을 많이 했지만

감사와 사랑은 별로 표현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때는 감옥에 스스로 갇히게 만든 상태였고 어느 누구도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10대 때 기억나는 것 중에 하나가, 초등학교 때 '효도일기'를 쓰라고 시킨 것입니다.

담임 선생님이 효도할 수 있는 항목을 하나씩 정해서 매주 숙제로 내주셨는데

그 때는 부끄러웠으면서도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떠올려보면 신발 빨래, 설거지, 청소, 안마하기, 발 닦아드리기 정도가 기억나네요.

 

지금 보니, 20대 때 부모님에게 하지 않은, 밀린 숙제를 30대 때 하기 시작했다는 느낌이 납니다.

20대 때 그토록 원망스러웠던 모습이 많이 사라지고

제 곁을 지켜준 부모님을 여전히 지켜봅니다.

거기에 론다 번의 '파워'를 읽으면서 이 말이 인상 깊었습니다.

"현실은 긍정과 부정, 50:50으로 균형을 잡고 있다. 단지 긍정에 1 정도만 더 무게를 실으면 추는 긍정의 방향으로 간다"

이 말에 대해서 실천해보자고 다짐했던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6/8 내면아이와의 대화]

내면아이: 나야, 안녕?

나: (살짝 놀라다) 오늘은 네가 먼저 인사하네. 안녕? 오늘 하루 평안했니?

내면아이: (웃음을 지으며) 좋았어. 짜증이 날 때도 있었지만.

 

나: 아, 그래. 아침에 짜증이 정말 많이 났었지. (희미하게 웃다) 사소한 거 하나 때문에 매우 짜증이 나서 모든 게 다 부정적으로 보였지. 그런데 론다 번 아주머니 덕분에 나중에 어느 정도 가라앉더라? 회사 일도 어느 정도 잘 마무리 했고 말이야.

내면아이: 그 아주머니가 누구야?

나: 시크릿이라는 걸 가르쳐 준 분이야. 지금은 ‘파워’에 대해서 읽고 있는데, 긍정적인 것에 사랑을 쏟으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내면아이: 나도 사랑해줄 거야?

나: 그럼. 너의 이 상처마저도 사랑해야지. 이 상처를 알지 못했으면 너를 몰랐을 테고, 네가 건강하게 뛰어 노는 모습을 소중히 여기지 못했을 거야.

 

내면아이: 나, 상처 아물어가고 있는 거 같아. 정말로.

나: 그러니? 다행이다. 나는 네가 건강해졌으면 해.

내면아이: 고마워. 그래도 아직 아파.

나: 괜찮아. 아픈 것도 껴안을 게. 내면아이야.

내면아이: 나 괜찮지?

나: 그럼. 괜찮아지고 있어. 내 주변에 대해서 얘기를 해볼까?

내면아이: 듣고 싶어.

 

나: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어. 저녁 식사를 맛있게 차려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야채가 정말 맛있어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하고, 같이 운동을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얘기했어.

내면아이: 나도 부모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어. 그 동안.

나: 그랬었지. 나도 그걸 느꼈고.

내면아이: 근데 그러지 못했어. 그것도 상처였어.

나: 그러게 말이야. 진짜 필요하다고 느낀 것을 얘기해야 하는데, 전혀 얘기하지 못했지. 지난 20년 동안 말이야. 그것도 무거운 짐이었겠구나.

내면아이: 그래도 괜찮아. 표현해서 말이야.

나: 그래. 내 감정에 있는 그대로 상대방한테 표현하는 게 얼마나 필요한지 알지 못했어. 그리고 그거 아니?

내면아이: 어떤거?

나: 나, 아버지 발 마사지 해드렸어.

내면아이: 정말?

나: 그랬어. 초등학교 때 효도일기로 했던 때 이후로 처음이네. 그 때는 숙제였지만, 지금은 아버지 부탁으로 했지.

 

내면아이: 나, 기분 좋아.

나: 나도 그래.

내면아이: 고마워.

나: 나도 고마워. 오늘은 상처보다 고마움에 대해서 많이 이야기하게 되네.

내면아이: 앞으로도 고마웠으면 좋겠어.

나: 그래, 그래야지. 그리고 돈 쓰는 것에 대해서도 감사하는 마음을 전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대하니까 더 기분이 편안해졌어. 빚 갚는 것도 결국에는 부모님께 감사를 표현하는 거고, 내가 사는 것도, 먹는 것도, 거진 전부 감사함을 표현하는 거라는 걸 느꼈어.

 

내면아이: 나한테 감사함을 표현해줘서 고마워. 덕분에 나, 아무 불편함이 없었어.

나: 그래. 아직 아픈 경험들이 있긴 하지만, 오늘 돈을 참 새롭게 볼 수 있는 거 같아.

내면아이: 나, 상처 따끔거려.

나: 나도 가슴이 약간 옥죄는 것 같은 느낌이 드네. 아직 바라봐야 할 게 많나 봐. 그래도 차근차근 하나씩 같이 보자.

내면아이: (내 품에 꼭 안긴다) 따뜻해.

나: 나도. 네가 이렇게 따뜻할 줄은 몰랐어. 그러면 호오포노포노를 하고 푹 쉬자. 미안합니다. 용서해주세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