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록 회고]
내 생각은 반드시 현실로 나타난다.
시크릿의 핵심 문구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 속해 있는 환경과 관계를 맺는 사람들, 제가 만나길 고대했던 사람들을 세상이 그대로 투영시켜 보여줬다는 생각이 듭니다.
20대 초반부터 일을 정말 헌신적으로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28살 때 그 생각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하지만 내면아이와 대화를 통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기뻤습니다.
꿈이 이뤄질 수 있었다는 사실을.
한편으로는 슬펐습니다.
그런 꿈을 꾸었다는 사실을 그간 잊었고, 현재 상황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해서 그랬습니다.
그러나 내면아이가 슬퍼한 느낌에 대해서 받아들였습니다.
부정하지 않으니 오히려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면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그리고 저 또한 진정으로 원하는 것.
이 둘이 일치하는 일이 일어날 수 있게 생각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것
그래야 비로소 현실에서 나도 모르게 나타난다는 것에 대해 의미를 배운 날입니다.
동시에 타인의 말이 아닌 나 자신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음미해 본 날입니다.
[6/2일자 대화 내용]
나: 내면아이야, 안녕?
내면아이: 안녕? (살짝 희미하게 미소 짓는다)
나: 조금 편안해졌나 보네?
내면아이: 응. 상처가 조금씩 아문다고 느껴.
나: 다행이야.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내면아이: 나, 그래도 아직 많이 아파. 상처를 보면 무서워.
나: 괜찮아. 무서운 게 당연한 거야.
내면아이: 정말? (살짝 놀라며)
나: 그렇더라고. 오늘 밤에 걸어오다가 문득 생각이 나더라고.
내면아이: 뭔데? 얘기해줘.
나: 내가 예전에 한창 피아노 연주하고 그랬을 때, 긴장을 너무 심하게 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거든. 그런데~
내면아이: 그런데?
나: 어느 순간 긴장해도 괜찮다고 느꼈던 때가 온 순간이 있더라고. 나는 원래 무대 위에만 서면 정말 사시나무 떨 듯이 벌벌 떨었거든.
내면아이: 그래? 신기하네. 어떻게 해서 그렇게 되었어?
나: 이전까지만 해도 ‘긴장이 나쁜 거야. 긴장하지 말자!’라고 했었어. 그렇게 하면 더 긴장해서 망치기 일쑤였거든.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나봐. ‘긴장한 것도 괜찮아. 이게 정상이야. 당연해.’ 그러니까 긴장을 하더라도 괜찮은 그 느낌이 들었던 때가 있었어.
내면아이: 좋았겠다. 아름다운 소리 낼 수 있어서.
나: 이 경험을 생각해보니까, 그냥 그 감정 그대로 느끼는 게 괜찮더라고. 그걸 24살 정도 때 느꼈던 거 같아.
내면아이: 그랬구나. 나를 몰랐을 때도 그런 걸 느꼈구나. (약간 슬픔을 느끼다)
나: 그래서 너를 볼 때 네가 느끼는 것을 그냥 온전히 느끼는 게 더 나을 거라고 느꼈어.
내면아이: 이제부터라도?
나: 응. 이제부터라도. 지금도 너를 보고 있잖아?
내면아이: 고마워. 나 얘기하고 싶은 게 있어.
나: 그래? 얘기해 줄 수 있겠어?
내면아이: 응. 회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어.
나: 회사? (약간 갸우뚱거리며) 미안해. 사실 네가 무슨 이야기를 할지 상상이 잘 안 가네. 어떤 얘기를 해 줄 수 있어?
내면아이: 나, 회사 싫으면서도 동시에 좋아.
나: 그래? 그런 느낌이 있었구나. 나도 조금씩 느끼긴 했는데.
내면아이: 나, 회사 싫어.
나: 그렇구나.
내면아이: 매일 똑같은 시간에 나가는 게 싫어.
나: 나도 그래. 유독 힘들다고 느낄 때가 많더라고.
내면아이: 나, 이렇게 힘들고 싶지 않아.
나: 그래, 그랬구나. 예전 같으면 ‘힘든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 텐데, 지금은 그렇지 않아. 그런 힘듦을 네가 온전히 느낀다는 걸 피해서 미안해.
내면아이: 나, 그리고 돈으로 인해서 고통 받는 것도 싫어.
나: 그랬구나. 그랬어.
내면아이: 회사 다니면서 힘들게 돈 버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나: 나도 좀 이상하다고 느낄 때가 있었는데. 저렇게 힘든 게 정상인가? 싶곤 말이야.
내면아이: 돈 때문에 자기 인생을 바치는 게 싫었어.
나: 그랬구나. 미안해.
내면아이: 뭐가?
나: 네가 그렇게 느끼는 것을 부정하려고만 했으니까. 나는 돈에 대한 기억을 정화하려고 한 적이 있었어. ‘돈을 많이 가지는 것이 안 좋다’란 생각을 가지는 거 자체를 나쁘다고 생각했으니까 말이야.
내면아이: 나,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으면 되.
나: 그렇지? 나도 그래. 이런 느낌과 감정을 얘기해 줘서 고마워.
내면아이: 나, 근데 회사가 좋다?
나: 그래? 어떤 게 그렇게 좋아?
내면아이: 나를 잘 이해해주고 배려해주는 사람이 있어서 좋아.
나: 그랬구나. 나도 오늘 그랬어. 어쩌면.
내면아이: ?
나: 내가 꿈꿔왔던 사람과 같이 일하게 되는 영광을 누렸을 지도 몰라.
내면아이: 무슨 얘기야?
나: 내가 이전부터 ‘일을 헌신적으로 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꿈을 꾸곤 했었나봐. 사실 어렴풋하긴 해. 그리고 ‘나랑 진정으로 깊숙한 대화를 나누고, 회사 동료 그 이상의 관계를 맺고 싶다’는 것을 꿈꾸곤 했었어.
내면아이: 그래?
나: 응. 그래서 나도 모르게 꿈꿔온 사람을 지금 나와 같이 일하게 되나봐.
내면아이: 꿈이 이뤄진 거네?
나: 그렇더라고. 나 이걸 오늘 알았어. 모든 일을 꼼꼼하게 처리하고, 일에 헌신적으로 임하는 사람이 지금 내 현실 앞에 있다는 것을.
내면아이: 내 꿈도 그랬는데.
나: 정말?
내면아이: 나도 진짜 간절히 바랐어.
나: 잊어버렸던 꿈을 어찌 보면 오늘 너랑 대화를 하면서 알았나봐. 물론 그 분한테서 안 좋은 면도 느낄 때도 있고, 받아들이기 싫을 때도 있는데 앞으로는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내면아이: 그게 나야.
나: 응?
내면아이: 그게 나라고.
나: (충격 받으면서) 그래? (잠시 곰곰이 생각해보다) 그래. 그럴 수 있겠네. 네가 원했던 것이 지금 현실에 나타나는 거니까.
내면아이: 고마워. 받아들여줘서.
나: 아니야. 판단하지 않고 네가 말하는 것을 온전히 귀 기울이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유일한 역할이니까.
내면아이: (울음을 터뜨린다)
나: 그래. 네 안에 있었던 상처가 아물었으면 해. 진심으로.
내면아이: 고마워.
나: 나도 고마워. 그리고 이런 것들을 알게 해 줘서 감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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