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아이

내면아이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다. (부제-진정한 위로는 오로지 스스로만 가능하다)

빛몸 2023. 3. 10. 20:14

호오포노포노를 하면서 무언가 겉에 있는 껍질이 벗겨진 느낌이 든다고 얘기한 기억이 난다. 그리고 속에 들어 있는 것이 무엇인지 탐험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월요일에 한 단어 덕분에 내 안을 더 탐험할 수 있는 계기를 얻었다.

 

지난 주말에도 어려움이 왔다. 잠만 계속 자고, 게임만 주구장창 돌리고, 할 일을 도피하는 내 모습을 다시 보기도 했다.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다. 그럴 수 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다른 종류의 어려움이 왔다.

가슴 속에서부터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이전에도 이런 비슷한 통증을 느낀 적이 있었고, 그럴 때마다 휴식을 강제적으로 취했다. 소용이 없었다.

슬럼프라고 생각했다.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 괜찮으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지난 주말에는 견딜 수 없는 지경까지 왔었다. 이 통증이 비롯된 원인을 도저히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월요일에 한 단어가 내 머리 속에서 떠오르게 되었고, 진짜 원인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내면아이

까무러치게 놀랐다. 정말로. 이제껏 알지 못했다가, 처음으로 제대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이 단어가 떠오르고 나서부터는 자연스럽게 내면아이의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소름이 끼쳤다. 온 몸에 상처와 피고름으로 가득한 내면아이를 바라보게 되었다.

내면아이가 가진 상처들로 인해 나 또한 그토록 가슴이 아프게 느껴진 것이었다.

처음으로 내면아이와 진짜 대화를 나누기 시작하다.

이 고통의 실체를 알게 된 이상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었다.

이 단어가 떠오르기 전까지는, 나는 나름 내면을 잘 돌봐주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니었다. 나는 내면을 잘 돌보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절하게 깨달았다.

그간 해왔던 것들의 거의 대부분이 내면아이를 상처 입히게 만든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한테 떠올랐던 감정, 느낌, 생각들 중에서 안 좋은 것들을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해 억지로 누를 때가 많았다.

시크릿이나, 호오포노포노나 온갖 자기계발 서적에서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니까 말이다.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지 말거나, 정화하라고 권유하기에 내 입장에서는 이 생각들이 나쁘다고 생각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지난 주말에도 고통을 느낄 때 이런 생각을 가졌다.

'이렇게 고통을 겪으면 안 되는데' 라고 말이다.

 

이게 내면아이한테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꿈에도 생각 못하고 말이다.

 

내면아이한테 한 잘못들을 알고 난 후부터 진정으로 미안했다.

그런 생각이 떠오르는 것을 나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그저 '그랬구나.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어떠한 판단 없이 온전히 수용하고

내면아이를 향해 따뜻하게 포옹해주면 되는데 말이다.

그게 나를 향한 진정한 위로이자, 진정한 사랑임을 그제서야 조금은 알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내면아이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3일차 정도 되었는데, 그 어떤 때보다 평온함을 느끼고

진정으로 자기 위로가 무엇인지, 자기 사랑이 무엇인지 맛을 보았단 느낌이 든다.

세상이 한 번 더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다.

 

p.s. 참고하면 좋은 영상

https://youtu.be/XVolS8ELiV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