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러다 갑자기 가버리면 난 어떡하누....”
마치 세상에 미련이 없는 듯, 모든 걸 내려놓은듯한 아들의 눈빛을 볼 때면 일흔여섯의 노부의 심장은 철렁하고 내려앉습니다.
“내후년이면 쉰이 다 되는 뇌병변 1급의 내 아들..
아침에 웃으며 학교 잘 다녀오겠다고 씩씩하게 학교를 향하던 아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중학생때 학교에서 갑자기 쓰러진 이후, 고등학생때 뇌출혈로 두 번 더 쓰러졌고 그 뒤로는 이렇게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뇌출혈로 몸의 신경은 더 이상 제 기능을 하지 못해 말도 제대로 할 수 없고, 혼자 밥을 먹을 수도 없는, 다시 어린아이가 되어버린 80kg 거구의 아들과 나이가 들어 허리가 굽어 몸은 더 작아지고 힘은 약해져가는 노부는 오늘도 힘겹게 하루를 살아갑니다.
“혼자 몸으로 아들을 돌보기 힘들어 장애활동보조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선생님들의 퇴근 후에는 혼자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2년전부터는 원인미상의 경기와 발열로 밤을 꼬박 새우고 돌보는 날이 허다합니다. 심한 발작이 일어나면 구급차를 불러 언제든 병원에 갈 수 있도록 준비를 해야합니다. 원인이라도 알고 싶어 전대병원의 신경외과를 찾았지만, 돌아오는 답은 원인을 모른다는 말 뿐.. 겨우 경기약을 먹이고 다시 잠을 재우는게 유일하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이런 아들을 이십년간 돌봐왔던 노부의 몸에 이상신호가 오기 시작합니다. 거구의 아들을 안고 목욕을 해 어깨는 통증이 심하고, 식사를 제때 하지 못해 위장은 엉망입니다. 5~6년 전부터는 수면제 없이는 잠을 들지도 못합니다. 작년에는 노인성질환으로 백내장 수술을 받았지만 아들 간병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다른 한 쪽 눈 수술은 엄두도 못내고 있습니다.
이혼한 처와 다른 자녀들의 소득으로 국민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선정되지도 못해, 아픈 아들의 생계비와 장애연금만으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월 공과금과 아들의 약값을 내고 나면 남은 돈이 거의 없어 아무리 몸이 아파도 노부는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노부가 입원을 할 때면 돌봐줄 사람이 없는 아들도 함께 입원을 해야하기 때문에 병원비는 두배로 들어갑니다.
“다 괜찮습니다. 하지만,,. 제가 없으면,., 이놈을 누가 돌봐줄지... 아들을 위해 제가 건강히 오래 살아야 하는데....”
오늘도 무수한 약봉지에서 약을 꺼내 힘없이 목구멍으로 털어 넣는 노부의 모습을 지켜보는 뇌병변 1급의 아들의 눈은 ‘우리 아버지 갑자기 가버리면 난 어떻게 하누..’라고 말하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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