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o-death / 에고의 죽음
-최정화 [커뮤니케이션 학 박사 /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
Ego is a strong and deadly serpent.
Enlightenment equals ego death - annihilation of the ego.
에고란 힘세고 치명적인 뱀이다.
해탈이란 에고의 죽음, 그 에고의 철저한 뿌리뽑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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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더 이상 나와 함께 살 수 없었다.
I couldn’t live with myself any longer.
그런데, 여기서 답 없는 질문이 하나 떠올랐다:
나와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이 '나'는 누구인가?
And in this a question arose without an answer:
who is the ‘I’ that cannot live with the self?
나라는 건 뭔가? 난 어떤 태공(太空)으로 빨려 드는 듯 했다.
What is the self? I felt drawn into a void."
21세기 초엽을 후끈 달아 오르게 한 농부 얼굴의 성자 에크하르트 톨레의 고백입니다. 심한 우울증으로 거의 자살직전까지 내몰린 바로 그 때, 바로 그 찰나, 나를 보고 있는 또 다른 나와 정면으로 맞닥뜨린 사내. 그 은총의 조우, 그 아찔한 정면충돌의 순간, 자살 직전의 사내는 '텅 빔'[空]으로 빨려 듭니다. 그리고, 잠시 후, 일상으로 돌아온 그는 이미‘사람의 아들’에서 ‘아바[Abba]의 아들’로 거룩한 변모를 겪은 한 마리 찬란한 나비로 남았더라는 겁니다.
그렇게 위로 다시 난 사람 에크하르트 톨레. 죽으면 살리라는 진리를 체험으로 꿰뚫은 사람 톨레. 죽어 보니 진정 살아나더이다, 그 체험을 진솔하고 담담한 필치로 서술한 책의 제목은 바로 "The Power of Now," 지금 이 순간의 위력을 살라는 메시지를 우리 모두에게 선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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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라~잇든먼트[Enlightenment], 뭐 그렇게 심오하고 심각한 말은 아닙니다.
알고 보면 정말 가벼운 단어죠. 'light'란 'heavy'하지 않다는 겁니다.
무겁지 않고 가볍다는 거죠. 한편 'light'는 어둠[darkness]의 반댓말로 빛이란 뜻도 됩니다.하긴 빛이 무거울 린 없겠죠. 그토록 가볍고 빠른 게 바로 빛이 아니던가요? 그러고 보니 인라~잇든먼트[Enlightenment]는 가볍고 빛나는 존재가 되는 과정이요 결과를 말하는 단어란 걸 알게 됩니다.
누군가 인라~잇든먼트[Enlightenment]를 경험하고 또 그 상태 속에 머무르고 있다면 그는 분명 가볍고 빛나는 존재임에 틀림없습니다.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 사람이 왠지 어둡고 무겁다면 거꾸로 그 분은 필경 인라~잇든먼트[Enlightenment]와는 별인연이 없는 사람일 터입니다.
아상(我相)이 철저하게 허물어진 분은 무척 가볍습니다.
세상이 보는 나에 연연치 않는 사람은 환하게 빛납니다.
세상 속에 빛나는 게 아니라 저절로 빛납니다. 누구 보라고 빛나는 게 아니라 그저 속에서 저절로 빛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빛을 본 사람들이 빛나는 그 분을 따르게 됩니다. 그렇게 가벼워지고 빛나게 된 사람들을 우리는 현자요 성인이요 또 진짜 사람[眞人]이라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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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자면 '건강한 에고'가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스스로를 존중하는 자존심[自尊心], 남들에게 뽐내기 위한 허영과 위선의 자존심이 아닐지언정, 속세를 살려면 반드시 필요한 게 적절한 자존심인 건 분명합니다. 그런데, ‘적절’하기가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에고란 녀석, 너무나도 강하고 음흉하기 짝이 없는 데다 마침내 치명적일 수도 있는 괴물이라 잠시만 게으르면 곧바로 나를 한 입에 삼켜버리기 십상입니다.
어나~아이얼레~이션[annihilation], 참으로 멋진 단어입니다.
뿌릿말 '니힐'[nihil]은 없다/전무하다는 뜻입니다.
Nihil means nothing.
허무주의를 뜻하는 니힐리즘[nihilism]이란 말의 뿌리도 같죠.
텅 비어 전무함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아예 뿌리채 뽑아 텅 빈 상태로 되돌린다는 말, 그게 바로 ‘annihilation’입니다. 음흉하고 치명적인 에고를 죽여, 에고 없음[무아/無我]의 경지로 돌아온 걸 니르바나[Nirvana]라 하지요. 꺼진 상태란 말입니다.
에고의 죽음, 번뇌의 불이 다 꺼진 ‘니르바나’는 결국 ‘나 비우기’의 결과입니다. 그렇게 빈 자리에서, 늘 그대로 계셨고, 지금도 그렇게 계신 '아바'[Abba]께서 자상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십니다. 불교의 가르침 제법무아[諸法無我], 그건 곧 '제나'[ego]가 뿌리채 뽑혀 그 자리에 '얼나'[SELF]로 솟아남에 다름 아닙니다. 그렇게 '다시 나면' 비로소 세상과 나를 바로 보게[정견/正見] 됩니다.
OM~
[출처] ego-death / 에고의 죽음|작성자 곰말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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