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북쪽에 있는 백월산은 기이한 산봉우리들이 수백 리까지 뻗쳐 있는 큰 산이었어. 백월산 동남쪽에 있는 선천촌에는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라는 두 젊은이가 살고 있었지. 속세를 벗어나고자 했던 두 사람은 서로 뜻이 맞아 금세 사이좋은 친구가 됐어. 이들은 스무 살이 되자 고개 너머 법적방(法積房)으로 가서 승려가 됐어. 그 뒤 둘은 더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각자 암자를 짓고 수련에 들어갔지. 그로부터 3년. 때는 경덕왕 8년 4월 초파일이었어. 해가 저물 무렵, 스무 살쯤 돼 보이는 아름다운 여인이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며 달달박박의 암자로 찾아온 거야. 여인은 아기를 가진 듯 배가 불러 있었어. "스님 죄송하지만 하룻밥만 재워주십시요. 날이 어두워 갈길이 아득해서 그럽니다." 그러자 달달박박은 "여기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