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의 제자

[마스터의 제자] 24장. 믿음을 배우다

빛몸 2022. 9. 15. 16:36

상위 자아의 가이드에 대한 이런 흔들림 없는 복종이야말로 대사들이 봉사를 위해 훈련받겠다고 선택한 모든 이들에게 요구하는 전제 조건이었다. 이러한 가이드, 즉 심장 주변의 중심에 위치한 신적 불꽃의 고요한 움직임을 내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수년간의 명상 덕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 미묘한 움직임에 대한 내 예민성은 폭풍우를 뚫고 비행할 때와 같은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도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느낄 수 있을 만큼 발달되었다.

 

일단 어떤 메시지가 내 상위 자아로부터 왔음을 알게 되면 거기에 복종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이 항상 확실하게 분간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럴 때면 나는 분별력을 높이고 두려움과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보라색 빛에 감싸여진 나 자신을 심상화했다. 그러면 이 보라색 빛은 심령적 개입이나 부조화를 해소하고, 내가 내적 현존을 더 확실하게 느끼게 해주었다. 또, 나는 확언 - 영어로 된 만트라 - 을 외기도 했다. 이러한 확언은 내가 성취하고자 하는 것, 내가 창조계 속으로 가져오고자 하는 것들에 계속해서 의식을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날 밤, 상식적으로는 남쪽으로 가야 했지만 나는 북쪽을 향해 운전했다. 그리고 나를 위한 계획이 어떤 것인지 전혀 알지 못하면서도 그것이 완벽하게 펼쳐질 것이라고 믿었다. 고속도로를 달리면서 나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었다.

 

나는 두려움과 의심으로부터 자유롭습니다.

나는 하나님의 지시와 지휘하에 있습니다.

나는 내가 가야 할 곳으로 가고 있으며

내가 해야 할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는 행위하시는 하나님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

‘오직 꿈과 느낌만으로 여행을 떠나다니, 나 정말 미친 거 아냐?'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집으로 되돌아가야 할까? 아니야! 나는 가이드를 요청했어. 그러니까 내가 받은 가이드가 아무리 즉흥적으로 느껴지더라도 그걸 믿어야만 해.’

 

이틀 후 나는 캘거리에 도착해 팔리서 호텔에 체크인을 했다. 이 유명한 호텔은 역사적인 장소로, 크리스털 샹들리에와 빨간 다마스크직으로 장식된 로비가 있었다. 숙박비가 비싸긴 했지만 나는 내적으로 아름다운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은 내가 머물러야 할 곳이 바로 이곳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나는 대사들이 종종 고급 호텔이나 역사적인 건축물, 심지어는 차분한 분위기와 조화로운 환경을 갖춘 은행에 에테르적 은둔처를 세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 이런 은둔처들은 영적 광휘를 그라운딩하는 중심지 역할을 하는 사원이며, 그곳 주변에 있는 대사들의 학생에게 유익을 준다. 내 느낌에 팔리서도 그런 사원 중 하나였다.

.....

 

여행을 할 때마다 이렇게 호화로운 곳에서 지낼 수 있는 날이 오긴 할까 궁금해하던 차에 갑자기 세인트 저메인의 현존이 느껴졌다. 그는 분명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의자에 바로 앉았고, 내 생각에 대한 그의 대답을 내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네가 원하는 부를 갖기 전에 너는 그 부를 오용하게끔 만드는 모든 유혹을 넘어서야만 해. 지난날 너의 약점은 아직 돈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사람이나 부의 법칙을 어긴 사람에게 쉽게 돈을 준다는 점이었어. 하지만 그들은 돈이 없는 상황에서만 얻을 수 있는 교훈을 배울 필요가 있었지. 너는 네가 그런 경향을 극복했다고 생각하니?”

 

“네, 극복했어요.” 나는 지금까지 내게 주어진 많은 돈을 남을 돕는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낭비해왔음을 순간적으로 깨닫고서 주저 없이 대답했다. 사실, 나는 하나님이 자신을 돌볼 거라는 그들의 방종한 환상을 지속할 수 있게 만들어줌으로써 그들을 더 나약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들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지 않았고,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신경 쓰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나는 스스로를 충분히 잘 돌볼 수 있었던 이런 사람들을 돌봐줌으로써 그들이 자기완성을 이룰 기회를 박탈해왔다. 그들은 세상과 관계를 맺고 스스로의 생계를 책임지면서 내적 성장과 자기완성을 이를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

 

“얘야, 축하한다. 너는 시험을 통과했어!” 나는 그 거지가 다름 아닌 세인트 저메인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가 나에게만 돈을 달라고 한 것은 나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자, 이제 주머니 속 동전을 꺼내 거기 적한 글을 읽어보렴.” 세인트 저메인이 말을 이었다.

 

놀랍게도, 주머니에 손을 넣자 영국의 2펜스짜리 동전이 들어 있었다. 동전에는 세 개의 타조 깃털이 꽂힌 왕관 그림과 조명에 가까이 비춰봐야만 읽을 수 있는 작은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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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전의 의미는 명확해 보였다. “왕관을 쓰려는 자는 빛에 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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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는 낭비되어서는 안 되며, '공짜에 대한 잘못된 관념이 생겨 더 약해지기만 할 사람들에게 어리석게 주어서도 안 되는 것이었다. 자신의 주권을 지배할 수 있는 열쇠는 우선 자신의 삶 안에서 스스로 성숙해지고 강해지는 데에 있다. 그리고 그런 후에라야 그는 다른 사람을 진실로 도울 수 있다.

 

나는 시험에 통과한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식당으로 들어가 근 며칠 동안 먹어보지 못했던 맛있는 식사를 즐기기로 했다. 저녁 식사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때, 나는 내게 이 교훈을 가르쳐주기 위해 거지의 모습으로 변한 그 전지전능한 존재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일상 속에서 대사들을 만나면서도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하고 생각했다. - 바로 이것이 우리가 만난 모든 사람들을 대사로서 대우해야 하는 이유다.

.....

 

나는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 '대사들은 도대체 내게서 뭘 원하시는 걸까?' 며칠 동안 믿음 하나만 가지고 운전하는 일은 어찌어찌 해낼 수 있었다. 하지만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아무 설명도, 돈도 없이 훌쩍 다른 대륙으로 여행을 가는 것은 도저히 엄두가 안 나는, 훨씬 큰 믿음의 도약이 필요한 일이었다.

 

며칠 전 송금 받은 돈은 이미 절반이나 써버린 상태였다. 하지만 확실히 내 에고의 욕망이 아닌 어떤 내면의 힘이 가진 것 없이 여행을 떠나라며 나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내가 도착한 캘거리라는 지명은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던 언덕인 갈보리의 변형이었다.

 

나는 내 에고가 이원성의 십자가에 못 박히고 있다고 느꼈다. 영과 물질이 서로 합쳐지는 지점에서 나타나는 그런 십자가 말이다. 나는 현상계에 나타난 모든 것이 하나임을 깨달은 이들, 이 물질세계의 미망에서 스스로를 부활시킨 이들에게만 지혜가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막상 그 순간에는 내가 현명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 왜냐 하면 몇 달 동안 몸이 아파서 거의 먹지도 못하고 지냈던 인도에서 의 기억만 계속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는 대사들이 나를 위한 느리고 굴욕적인 십자가형을 준비하고 있다고 느꼈다. 먼 외국의 도시에서 돈이 바닥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결국에는 대사들을 향한 나의 믿음이 그들에게 버림받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이기긴 했지만, 또 다른 어려움이 나를 찾아왔다. 텔아비브행 비행기 표를 사자 내게는 겨우 100달러밖에 남지 않았다. 그리고 집으로 다시 돌아오려면 최소 21일은 지나야 했다. 그러니 나는 달랑 100달러로 그 기간을 버텨야 했던 것이다.

 

게다가 나는 여권을 집에 두고 나왔다는 사실이 기억났다. '일요일 아침에 드라이브를 나가면서 여권을 가져가는 사람이 어딨어?' 더 최악인 것은, 미국 영사관에 내가 처한 곤경을 설명하자 그들은 내게 여권 기한이 만료되었다고 알려주었다.

 

나는 이런 상황을 '여행은 불가능하니 집으로 돌아가라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하나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정말 놀랍게도 영사관 직원들은 내게 하룻밤 사이 새 여권을 발급해주었다. 다음 날, 나는 충격에 빠진 채 이스라엘로 향하는 비행기에 올랐다.

마스터의 제자 p316~323